히가시노 게이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소개해 드린 일본의 인기 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그는 일본 추리소설을 대표하는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이며,
신선한 소재, 치밀한 구성, 빠른 전개로 방심한 독자의 허를 찌릅니다.
<용의자 X의 헌신>은 2005년 <주간 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2006년 일본 소설 작가들에게 있어 가장 높은 상이라고 할 수 있는
나오키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본격 미스터리 대상>1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또한
수상한 이력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2008년에 영화화되었으며,
한국에서는 2012년 <용의자 X>라는 이름으로 영화화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2017년 중국에서까지 영화화되었을 정도로
아주 사랑받는 유명한 추리소설입니다.
저는 2012년 <용의자 X>가 개봉했을 당시에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했었습니다.
그때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원작이라는 것을 모르고 봤었는데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억나는 장면이 있을 정도로 인상 깊게 본 영화였습니다.
2022년 6월 전자책으로도 출간되면서 밀리의 서재를 통해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
사립학교 수학교사인 이시가미 데쓰야.
그는 매일 아침마다 직장의 반대 방향에 위치한 도시락 가게인 <벤텐테이>를 방문한다.
이유는 옆집에 사는 이웃 주민인 하나오카 야스코를 보기 위해서이다.
말 한번 제대로 섞어본 적 없지만 이시가미는 야스코를 흠모하고 있었다.
하지만 야스코는 그에게 관심이 없었을뿐더러 큰 문제가 있었다.
바로 전 남편인 도가시 신지가 그녀의 주변을 맴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시가미가 도시락을 사간 그날.
도가시 신지는 <벤텐테이>로 야스코를 찾아온다.
그는 상습적으로 야스코를 찾아와 돈을 뜯어내고 재결합을 요구했다.
그녀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야스코의 딸인 미사토의 학교를 찾아갔기에
야스코는 매번 도가시에게 휘둘리고 말았다.
그날 저녁.
도가시는 결국 야스코의 집까지 찾아오게 되는데.
미사토는 도가시의 불쾌한 언행에 그만 참지 못하고
도가시의 머리를 꽃병으로 내리치게 된다.
화가 난 도가시는 미사토를 폭행했고 자신의 딸을 지키기 위해
야스코는 도가시를 목졸라 살해한다.
살해에 동조한 미사토와 직접 살해를 한 야스코.
혼란에 빠져 넋이 나간 그들의 집에 누군가가 노크를 한다.
“저를 믿어 주세요. 저의 논리적 사고에 모든 걸 맡겨 주세요.”
형사가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소설
이야기는 하나오카 야스코가 도가시 신지를 살해한 후,
이시가미 데쓰야와 시체를 처리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하지만 이시가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체를 처리했는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체가 발견됨에 따라
형사인 구사나기가 범인을 찾아내기 위해 수사하는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범인을 알고 있지만 어떠한 트릭으로 시체를 유기하였는지
초반에 알려주지 않음으로써
수사를 진행하는 형사의 시점을 따라가며 같이 추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깊은 여운을 남기는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소설답게 결말에 치달을수록
상상도 못한 트릭에 대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용의자 x의 헌신>의 가장 큰 매력은 상상도 못한 반전이 아닌
순수한 사랑의 헌신이 남기는 깊은 여운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며 진상이 드러나 진실에 가까워졌을 때,
이기사미 데쓰야의 트릭에 대한 감탄스러움도 있었지만
완전한 결말, 마지막 장의 여운이 더 강렬하게 밀려왔습니다.
오히려 반전은 살인사건의 트릭이 아닌 소설을 읽는 동안 쌓인 이기사미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 장을 읽고 저도 모르게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물론 살인이라는 범죄를 다룬 소설이기에 주인공의 헌신이
순수하다고 표현하는 데에 거부감이 생길 수 있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순수라는 표현이 어떤 것인지 책을 읽어보신다면 알게 되실 겁니다.
제목 그대로 용의자 x의 헌신, 자신만의 방식의 순수한 사랑의 헌신을 다룬 책이었습니다.
<용의자 x>와 <용의자 x의 헌신>의 차이점
한국 영화인 <용의자x>를 본 후에 원작소설인 <용의자 x의 헌신>을 접한지라
영화와 소설의 차이점을 비교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제가 영화에서 인상 깊게 봤던 장면은 소설에 나오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원작 소설이 전체적으로 더 인상 깊었습니다.
원작 소설에서는 천재 수학자인 주인공과 주인공의 대학 동창인 천재 물리학자와의
두뇌싸움이 관전 포인트였다면,
한국 영화에서는 물리학자가 나오지 않으며 감정적인 멜로에 더 치중되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한국 영화와 원작 소설 모두 볼 가치는 충분히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를 본 후 원작 소설을 보시길 권합니다.
영화에서는 중요한 인물인 물리학자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원작 소설을 본 후에 영화를 접하게 된다면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작소설의 마지막장의 강한 여운을 즐기기 위해서라도
영화를 먼저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한국 영화와 원작 소설의 각기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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